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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예술 치료학

표현예술 치료의 철학 : 세계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poiesis-2

by yourjinny0201 2024.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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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 그리고 마음과 신체의 분리



 심신이원론 고전적 형태는 르네 데카르트의 논의에서 발견되었다. 데카르트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원론적인 전통을 열어 놓은 장본인이다. 이원론적 전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데카르트의 논의가 의도했던 문제의 역사적인 맥락을 고찰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데카르트는 근대과학이 막 태동하기 위해 시작할 때 학문적 활동을 하고 있던 철학자였다. 갈릴레이에 의해 제안된 자연에 대한 새로운 수학적 사고는 그 당시 지배적인 교회의 교리에 의한 세계관에 대해 큰 도전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데카르트의 과제는 인간의 영적 특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대과학에 기초하여 자연에 대해 이해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철학적인 사고의 급진적 비판 기능을 말하는 회의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는 가능한 한 모든 지식을 회의의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절차를 체계적으로 수행하였다. 그 결과로 모든 것들을 의심한 뒤에야 내가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의심하고 있다는 행위라는 것이었다. 분명히 의심은 일종의 사고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데카르트에게 모든 앎의 시초는 내가 사고한다는 것, 즉 지식의 주체가 마음이 되어야 했다. 그에게 의심의 여지 없이 확실한 한 가지는 내가 사고하는 존재로서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데카르트에 따르면 사고의 주체로서의 나는 나의 마음 밖에 있는 대상을 표상하는 관념을 소유하게 된다. 따라서 나는 세계에 대한 관념, 다른 사람에 대한 관념 그리고 나의 신체에 대한 관념을 소유한다. 나 자신의 마음에 대한 지식은 나에게는 확실하고 명료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그에 반해 모든 일상의 지각들은 모호하고 불명료하다. 그러나 명료하고 확실한 성질을 지니고 있는, 그리하여 확실하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지식을 나에게 제공하는 관념들은 존재한다. 이 관념들이 모여 새로운 자연과학을 구성하고 있는 수학적 관념들이다.

 비록 우리가 외부 세계의 본질에 대한 진리를 획득하기 위해서 감각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지라도, 데카르트는 신의 존재와 본질에 대한 증명에 근거하여 그와 같은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세계가 우리의 마음 밖에서 존재한다고 확실히 주장할 권리를 가지고 있을지라 할지라도, 오롯이 자연과학의 개념만이 아주 분명하고 확실하기 때문에 세계의 본질에 대한 감각을 통해 경험하는 것에 의해 기술될 수 없고, 오로지 수학적인 개념에 의해서 기술되어야 한다는 것이 비판적 반성을 통해 추론되었다.


 데카르트의 이러한 추론은 자연에 대한 수학적 기술의 타당성을 보장하는 인식론이 형성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해 주었다. 데카르트의 철학적 논의에 의해서 실재에 대한 개념은 관념들로 구성된 비물질적인 사고의 실체와 공간에서 분자들로 구성된 외연을 지닌 물질적 실체로 분리되게 되었다. 데카르트의 이원론은 교회가 관련되어 있는 영적인 차원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현대 자연과학의 철학적 정당성을 제공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데카르트의 이러한 철학적인 딜레마는 그의 계승자들에게는 많은 문제점을 남겨 놓게 되었다. 그 중의 가장 큰 문제는 마음과 신체, 의식과 자연 사이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우선 데카르트의 신에 대한 존재의 증명은 더 이상 우리 지각의 타당성을 입증해 주는 것으로 간주하지 못하는 것에서 출발하였다. 그 문제는 주체와 대상 간의 인식론적인 관계의 문제를 야기하였다. 이는 우리의 일상적 경험이 수학적인 공식으로 표현되는 것과 같지 않다면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의 지위는 무엇인가? 과 같은 질문들이 생겨났다.


 궁극적으로 서양적인 사고의 역사에서는 데카르트의 이원론이 서로 분리되어, 한편으로는 마음의 존재를 부인하는 극단적인 유물론으로 나아가게 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물질을 정신적인 행위의 산물로 간주하는 관념으로 나아가게 하였다. 또한 데카르트의 이원론은 그와 같은 일원론적인 유물론과 관념론으로 발전하게 되거나 또는 헤겔과 같이 변증법적인 해결을 위한 거대한 계획을 낳게 되었다. 이는 궁극적으로 존재의 이원성을 통합적으로 극복하는 데에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뜻했다.  

 이와 같은 딜레마에 부딪히게 되자 철학은 주로 과학에 대한 방법론적인 성찰로 학문 정체성을 변경하게 되었다. 곧 철학은 과학철학과 동일시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철학의 경향은 기본적인 철학적 문제들로 우리의 앎의 범위를 벗어난 '형이상학'으로 학문적 논의에서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리고 철학은 과학적 지식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대신 과학적 지식을 타당한 것으로 전제하고, 철학적 사고의 기본적 과제는 등한시하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 데카르트 철학의 궁극적인 유산은 데카르트 프로젝트를 탄생시켰던 급진적 의심의 방법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었다.


현상학과 데카르트 이원론의 극복

 현상학은 데카르트의 이원론에 의해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겨난 철학이다. 현상학의 창시자인 에드문트 후설은 비록 자신이 수학자로 교육받았음에도 과학적인 사고가 과학의 타당성을 입증해 주는 기초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더 나아가 그는 이 같은 문제가 근대적 사고의 출발점을 이루고 있는 데카르트의 의식과 자연의 분리에 기인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의 이론은 수리물리학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외부 세계의 존재를 전제하고 있다고 보았다. 이로써 우리의 결론은 데카르트의 추론과는 매우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외부 세계를 표현하는 관념들로 구성되어 있는 내부의 자기 완료 적 영역으로서 마음의 개념은 단순히 주체와는 분명하게 다른 것으로 객관적인 외부 세계 대상의 본질에 대한 전제가 존재하는 한에서만 의미를 지니게 된다. 후설의 현상학적 방법은 이론적 가정을 통해 사전에 규정된 것으로서가 아닌 그것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으로써 경험의 본질을 전제 없이 탐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근거하여 후설은 현상학의 근본적인 원리인 지향성의 원리를 도출하였다. 이 원리는 독점적인 출발점이 아닌 전제 없는 경험에 대한 반성적 관찰을 통해 도달하게 된 것으로, 모든 의식적 행위는 어떤 것에 대한 인식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상학의 과제는 사물이 의식에 나타나는 주어짐의 방식을 탐구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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